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은 지금까지 전부 소개를 헸었고, 소개를 하는 데에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소개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정말 이 작품 소개를 해도 되는가에 대해 여러 번의 생각을 거친 끝에 키보드 앞에 앉았다. 만듦새가 뛰어난 영화도 아니고 오히려 혹평을 많이 들었던 영화인데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이...
‘응. 음악이 본능인 거야. 누나도 그래. 우리의 본능은 음악이야. 그러니까 노래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누나가 세상에 혼자 남아도 누나 역시 피아노 앞에 앉을 거야.’ : 온다 리쿠, 김선영 옮김, 꿀벌과 천둥, 현대문학, 2017 나는 책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한다. 둘은 너무나도 다른 매체지만 언제나 나를 사로잡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들이다...
눈 감으면 너를 잊어버릴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사랑한단 말도 속삭이다가 자꾸 마음이 아파 이상해졌어. 널 사랑한다, 말로는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조용히 너를 안고서 잠시 있을래. 깨지 않게 조용히 속삭여줄래. 조금 취한 마음이 나쁘지 않아서 사랑하는 너에게 안겨있을래. 괜히 잠든 너를 더 바라볼래. : 김수영, Whisper 내가 김수영을 처...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 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2023, 119쪽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를 제대로 인식한 것은 작년 연말, 크리스...
고해한다. 나는 오컬트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서워한다. 나는 공포물도 보지 못하고 오늘 소개할 영화를 영화관에서 처음 볼 때도 무서워서 친구와 손을 잡고 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만큼은 너무나 사랑해서 만약 영화가 비디오로 나왔다면 비디오가 망가질 만큼 돌려본 영화이다. 바로 <검은 사제들>(장재현, 2015...
요즘 에세이에는 시리즈들이 있다. 세미콜론에서 내고 있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인 띵시리즈, 유유서가의 ‘~말들’ 시리즈, 그리고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이 시리즈가 있다. 바로 출판사 세 곳, 제철소, 코난북스, 위고에서 펴내는 아무튼 시리즈다. 이 책은 무조건 책 앞에 ‘아무튼,’이 들어가고 쉼표 뒤에는 책을 쓴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어떤 것이 들어간다. ...
영화에서 대사란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다. 그러니 실제 대화에서 타인의 말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듯, 번역가마다 서로 다른 뉘앙스를 살린 다양한 번역이 나오는 것이다. 어쩌면 영화 번역가는 대사의 전달자가 아니라 대사에서 풍기는 뉘앙스의 냄새를 판별배서 전달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 황석희, 『번역: 황석희』, 176쪽, 문학동네, 2023 혹시...
나는 누아르, 액션 등의 장르나 잔인한 것, 고어를 선호하지 않는다. 전쟁영화도 딱히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전쟁이라는 것이 잔인하고 참혹한 것이라는 것을 역사시간에 배워서 이미 알고 있는데 그것을 잔인하게만 재현하는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어릴 때 봤던 전쟁영화는 대부분 그랬고 그런 이유로 어느 순간 이후로 전쟁영화를 멀리 했었는데, 그럼에도...
“혹시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말해요. 싸한 일이 생기면 말해요. 자꾸 의심이 들면 이 말을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커피를 사는 정도지만, 그거라도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해요.” : 오지은, 「어느새 언니가 되어버린 나와 당신께」,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정세랑 외 18인, 창비, ...
우리 가던 길로 천천히 같이 가자. 아무도 없는 곳이라도 괜찮으니까, 닿을 듯 닿기 어려운 사랑 그걸 잡고 있자. 안개가 눈을 가릴 때면 잡은 손을 느끼자. : 소란, 우리 가던 길로 천천히 가자 나처럼 계절감을 신경 쓰지 않는 리스너라도 어떤 계절마다 생각나는 아티스트가 있을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그 음악이 본능적으로 당기는 아티스트가 ...
하나 언니여 슬프지 않습니까. 사랑은 지극히 드물게 있습니다. 사람의 인격 완성과 같이 드물게 있습니다. 아득거리고 변하고 속이는 것이 사랑이 아님은 당연합니다. 참사랑을 얻으면 노래하지요. 그때까지 밀어입니다. : 김명순,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박소란 엮음, 핀드, 2023, 88쪽 김명순, 낯선 이름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한 라디오에서 김...
나는 우울증 치료를 받은 지 햇수로 6년 정도 된 우울증 환자이고 지인 중 의료인이 많은 사람이다. 정신병동에서 생활한 적은 없지만 외래 진료는 계속해서 받아왔고 내 병에 대해 공부하고 들으면서 다른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 공부했다. 이런 나에게 한국의 정신과 소재가 조금이라도 있는 드라마는 지금까지 두 편을 제외하고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문학,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짧은 머리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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